나의 해외 주식투자 시작 시기는 2019년 12월. 역대급 버블장이라는 말이 나오는 시기였다. 너도나도 미국 주식을 시작하기 시작했고 유튜브 뉴스피드로 미국 주식에 대한 내용이 빈번히 떴다. 이렇게 '무조건 모든 종목이 우상향'이라는 말이 돌았으니 나도 시작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무작정 해외 주식계좌를 만들고 넷플릭스 1주를 사게 되었다.
버블 조장은 2020년 2월까지 계속되었다. 정말 그 시기에는 미중 무역 갈등이나 원유 증산과 같은 악재도 없었기에, 어떤 종목을 사도 우상향을 그렸다. 운과 실력을 구분하지 못했던 초보투자자 나는 분할매수, 매수 적정가에 대한 생각을 미뤄둔 채 사기 바빴다. 나의 총자산 중에 주식의 비중은 점점 늘어났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호황장이 지속될 줄 알았던 2020년 3월, 코로나-19사태로 30% 지수가 급락하는 역대급 하락장을 맞게 되었다.
7. 초보투자자, 코로나 시기에 투자 손실 버티기
2020/06/13
'아니 내 자산이 30%가 날아갔잖아?' 주식 분야별 배분과 금, 채권, 달러의 분배도 몰랐던 초보투자자는 주식 하락장을 몸소 다 맞았다. 이제껏 내가 수이고 본 내용은 나의 실력이 아니라 운이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저 내가 타이밍을 잘 맞췄던 것이라고. 손실에 대해서는 여유롭다고 자부한 나였지만 막상 30%에 가까운 손실이 나니 당황스러웠다. 모든 계좌의 종목이 파랗고, 떨어지는 퍼센티지를 보면 하루에 최대 10%가 있었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언제까지 떨어질까?' 하루하루 전전긍긍하고 유튜브에 '미국 하락은 언제까지 일까?' 마음이 심란했고 떠도는 한강뷰 짤을 보면서 내 얘기인가 심각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포지션은 장기투자자였고 내 포트폴리오 안의 주식들은 10년은 들고 갈 주식들이라 믿었기에, 이렇게 감정 낭비하느니 차라리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시간과 노력을 쓰자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올바른 투자자분들은 코로나로 인한 하락 시기에는 공부와 분할매수가 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나는 정말 회계를 알지 못하는 회알못이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기초회계를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주식하려고 한 공부가 의외로 회사일에 도움이 되어서 기획에서 더 당당해지게 되었다.
'저가 일 때 매수해라!'라는 말을 들으며 진짜 쌀 때 사면되는구나! 싶었지만 막상 그런 하락장이 오니 얼마나 더 떨어지지?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리지? 고민이 되어 매수 버튼을 누르기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막상 매수하고 나니, 더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었고 다음날 더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자신의 타이밍을 한탄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장에서 2020년 3월 15일에 아마존 주식을 매수한 것이 내가 올해 잘한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 장기투자자로서 버틸 수 있었던 방법은 세가지였다.
[초보투자자가 약세장을 버틴 방식 3가지]
1.무지를 인정하고 주식에 대해 공부하기
사람이 제일 힘들어하는 일중 하나가 무지를 인정하는 거라던데. 나도 정말 힘들었다. 왜냐면 친구들에게 주식이 좋다고 말하고 다닌 시기였기 때문이다.(ㅋㅋ) 결국엔 내가 아는 건 없구나 생각이 들어서 대가들의 강의, 한국에서 주식투자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자산관리와 자산분배, 기초회계에 대해서 공부하게 되었다. 지금은 초보이긴 해도 재무제표를 읽을 줄 알게 되었고 주식뿐만 아니라 회사일에도 도움이 되었다. 특히 이러한 급격한 하락장에서 멘탈에 도움이 되었던 책은 핀터 린치의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였다.
이전에 쓴 포스팅
2.주식 외의 다른 돈이 만들어질 통로 찾기
사람이 간절하다는 것은 그것에 대한 열망이 커서라고 했다. 내가 의외로 나의 미래에 대해서 주식에 의존하고 있는 마음이 많구나 깨달았다. 여유자금이었고, 다른 수입원이 있다면 조금 더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사건을 계기로 회사 월급이나 주식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수입원 파이프라인을 고민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게 블로그이다.
3.잠시 주식을 신경쓰지않고 현실의 삶에 집중하기
워런 버핏이 하락장에서 두려워하는 투자자들에게 한 말 중에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있다. 바로 '주식이 하락한다면 잠시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려 좋아하는 취미를 하고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늘리라' 라는 것이었다. 나도 이 시기 동안은 되도록이면 주식 앱을 안 보려고 노력했다. 아예 핸드폰에서는 삭제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되도록 하루 종일 주식의 등락을 보는 걸 자제하고 있다. 그러니 다른 곳에 신경 쓸 여유가 많아졌고 주식의 숫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나 자신에 대해 알아가고, 앞으로의 자산 배분과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시기였다. 한편으로는 내가 만약 더 많은 자산을 투자했었다거나, 더 자만심을 가지던 시기에 이런 하락장을 겪었다면 정말로 '주식은 내가 사면 떨어져', '주식은 도박이야'와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꾸준히 기업을 믿고 기다리며 공부를 하니 오히려 다음 주식은 무엇을 어떻게 사야 할까?에 대한 답이 명확해졌다. 덤으로 약한 하락에는 견딜 수 있는 튼튼한 멘탈을 기를 수 있었고. (아직 평균단가를 회복하지 않은 종목은 전체 종목 중 2가지 정도 된다.)
실물경제에 따른 충격은 2분기 실적을 봐야 알겠지만, 요즘에는 2분기 실적이 나와서 떨어진다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주식은 매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을 먹었다. (요즘은 애플과 엔비디아를 노려보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전 고점 돌파한 보유 주식들에 대한 씁쓸함도 있다. 코로나 시기 동안 마련한 현금을 전체 자산 중 40% 보유하고 있는데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기 때문. 하지만 기회는 또 온다고 믿기 때문에 차근히 공부하며 다음 타이밍을 노려볼 것이다.
*본 포스팅은 종목 추천이나 매수를 유도하는 글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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